일본 규슈에서 서서히 북상 중

고구마는 태풍 등의 자연 재해에 강하고, 척박한 토양에서도 안정되게 생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에도시대(1603~1867)에는 구황작물로 북동지방까지 재배가 널리 보급되었다. 재배상도 지상부가 번무하면 잡초 발생을 억제할 수 있어 수확기까지는 거의 할 일이 없는데다 수확기간도 길기 때문에 노동력 배분 조절이 가능하여 다양한 형태로 경영에 도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또한, 청과용 이외에 소주나 전분 등의 가공용도의 수요도 많아 남규슈와 간토의 전답지대에서는 중요한 기간작물로 재배되고 있다.

2018년, 오키나와, 가고시마, 미야자키의 고구마 산지에서 지금까지 일본 국내에서는 알려지지 않았던 ‘고구마 기부병’이 잇따라 확인되어 큰 피해를 입었다. 2021년 4월 현재는 구마모토, 호쿠오카, 나가사키, 고치, 시즈오카, 기후에서도 발병을 확인했다. 여기에서는 고구마 기부병의 특징과 방제 대책에 대해 알아본다. 

고구마 기부병이란

▶메꽃과에 기생하는 곰팡이

고구마 기부병은 1912년에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처음 확인된 병해로, 병원균은 Diaporthe destruens으로 사상균(일명 곰팡이)의 일종이다. 메꽃과 식물에 기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지금까지 피해가 확인된 것은 고구마밖에 없다.

▶발밑(주원)이 썩는 것 같은 증상

처음에 지제부나 그 부근의 덩굴에서 증상이 나타나며 점차 덩굴을 둘러싸듯이 갈색~흑색으로 변색하고, 더 진행되면 덩굴 상부 및 고구마에까지 피해가 확대된다. 영명 Foot Rot 이름대로 그야말로 발 밑(Foot)이 썩는(rot) 것 같은 증상을 띤다.

덩굴쪼김병처럼 덩굴이 찢어지는 경우는 없지만 갈변한 고구마나 동굴의 표면에는 안에 포자가 가득찬 ‘분생자각(分生子殻)’이라는 검은 점이 다수 형성되며, 이것이 2차 전염원이 되어 주위로 번진다. 발병주는 점차 하엽이 황화되어 말라가며 최종적으로는 고사하는데 이러한 주를 파 보면 고구마가 달린 부분에서 갈변하여 점차 단단하게 부패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가을이 되어 비로소 피해를 알아차림

4~5월에 정식하는 경우는 정식 후 1~2개월경에 밭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시들거나 황화, 위칙 등의 생육 불량주의 주원에서 발병한 것을 발견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이 시기가 마침 덩굴이 밭 전면에 번무하기 시작했을 때라서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지상부의 생육이 쇠약해지는 가을이 되어 비로소 피해를 알아차려 수확한 고구마의 대부분이 썩은 경우도 종종 있다.

겉보기에는 건전한 묘나 씨고구마가 위험

고구마 기부병의 1차 점염원은 주로 감염된 종묘나 토양 속의 피해 잔사로, 미발생지으로의 침입은 ‘겉보기에는 건전하지만 감염되어 있는 묘와 씨고구마’를 매개로 하여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

본포에 심어진 감염된 묘는 정식 후에 발병하여 증상의 진전과 함께 병변부에 대량의 포자를 형성하고 강우 등으로 인해 주변으로 확산되는데, 밭에 방치된 고사한 주는 그대로 감염원으로 토양 속에 남아 이듬해의 전염원이 된다.

한편, 고구마 재배에서는 수확한 고구마의 일부가 이듬해 씨고구마로써 이용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기부병이 발생한 밭에서 수확한 ‘겉보기에 건전하지만 감염된 씨고구마’를 이용하면 묘상에서 기부병이 발생하여 오염(감염)묘가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